도봉구 재건축 사업이 점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올 초 안전진단 규제가 완화된 이후 재건축이 확정된 단지만 3곳이고, 이들 단지를 포함해 도봉구에서만 총 15개 단지가 재건축 사업을 진행중입니다. 단지별로 사업성이 조금씩 다르지만 모두 14~15층 규모 중층 아파트 단지라는 점에서 사정이 비슷합니다. 입지론에 빠져 있다면 도봉구 재건축이 왜 이렇게 잘되는지 이해가 안되겠지만 서울시 도시기본계획을 이해하고 있다면 도봉구 재건축 사업이 잘되는게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도봉구 재건축 현황
도봉구는 재건축 연한인 30년이 지났거나 곧 30년이 되는 아파트 단지가 35개 단지 약 3만가구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 다섯 번째로 많습니다. 예비안전진단을 진행 중인 단지부터 통과한 단지까지 현재 총 15개단지에서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행정동별로는 쌍문동 2개, 방학동 2개, 창동 10개, 도봉동 2개 단지가 진행 중입니다.
이 중에서 가장 먼저 재건축 사업을 확정한 단지는 1986년에 준공한 방학동 '신동아1단지(3169가구)'입니다. 도봉구에서는 가장 규모가 크지만 아파트 노후화, 주차 공간 부족 문제가 심해 주민의 재건축 열망이 높았습니다. 2021년에 현지조사가 실시되었으며 정밀안전진단에서 재건축이 바로 가능한 E등급을 받았습니다. 다음으로 창동 상아1차, 쌍문동 한양1차(824가구)가 잇따라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했습니다.
창동 상아1차는 올해 3월 도봉구로부터 안전진단 적정성 검토 불필요 결정을 받아 최종 안전진단 통과를 통보받았습니다. 도봉구 내 방학동 신동아1단지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상아1차는 신탁 방식 재건축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올해 2월 경쟁입찰을 통해 우선협상대상 신탁사로 KB부동산신탁을 선정한 뒤 재건축 사업 업무협약을 맺어둔 상태입니다. 상아1차 추진위와 KB부동산신탁은 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며,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에 참여하기 위해 주민 동의서를 걷고 있습니다.
쌍문동 한양1차는 도봉구에서도 재건축 사업성이 좋은 편입니다. 한양1차의 경우 어느 정도 추가 분담금이 예상되지만 중층 아파트 단지가 많은 도봉구 전체에서도 창동 주공18단지, 창동 주공19단지 다음으로 사업성이 높습니다. 한양1차는 4호선 쌍문역이 가깝고 단지 남쪽으로 우이천이 흐릅니다. 우이천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지천 르네상스 사업의 주요 대상지입니다.
올해 들어서만 3개 단지가 잇따라 안전진단 문턱을 넘으면서 재건축에 대한 주민 관심도 뜨거워 졌습니다. 도봉구가 지난 5월 7일 정비사업 관련 용어나 추진 절차, 지역 현황을 주민들이 상세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정비 사업 설명회'를 열었는데, 이날 열린 설명회에 주민 800여명이 몰렸습니다.
최근 도봉구 창동 쌍문동 재건축 트렌드
최근 재건축 추진 움직임이 가장 활발한 곳은 창동입니다. 단지별 설명회가 경쟁적으로 열리고 있어서입니다. 정부가 재건축 관련 규제를 완화해줄 때 사업을 진척시켜두려는 의도도 있지만, 재건축 특성상 비슷한 시기에 한꺼번에 인허가가 나지 않기 때문에 다른 단지에 순서가 밀리지 않도록 하려는 것입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동시에 인허가를 내주다가 이주 수요가 몰려서 부동산 시장 불안정해지는 상황을 필사적으로 막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창동 동아는 지난 4월 소유주를 대상으로 재건축 주민 설명회를 열었습니다. 동아는 2021년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했습니다. 재건축 사업의 첫 관문인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하면 정밀안전진단과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를 거쳐 재건축 여부가 최종 확정됩니다. 창동 동아는 주민 설명회에서 재건축준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이후 정밀안전진단을 위한 비용 모금 방법 등을 논의했습니다. 동아는 중층 아파트 치고 규모가 크지 않지만 1,4호선 창동역을 단지 바로 앞에 끼고 있어 역세권 종상향을 통한 인센티브도 기대됩니다.
같은 달 말에는 창동 주공4단지가 재건축 주민 설명회를 열었습니다. 창동 주공4단지 역시 정밀안전진단 모금을 독려하기 위해 설명회를 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창동 주공4단지는 지난해 3월 창동의 7개 단지 가운데 마지막으로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했습니다.
창동 주공아파트는 1~4단지와 17~19단지 이렇게 총 7개 단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모두 합쳐 1만778가구에 달합니다. 1988년 18,19단지를 시작으로 1991년까지 차례로 지어졌고 몇 년 전부터 차례로 재건축 가능 연한(30년)을 넘겼습니다. 이중 18,19단지가 지난해 4월 창동 주공 중에서는 가장 먼저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했고, 이어 같은 해 6월 17단지가, 7월에는 2단지가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했습니다. 1단지와 3단지도 같은 해 11월,12월에 각각 예비안전진단 문턱을 넘었습니다. 이 가운데 2단지와 18단지는 정밀안전진단을 위해 모금을 진행중입니다.
이외에 창동에서는 도봉삼환이 2020년에 일찍이 적정성 검토(2차 정밀안전진단)까지 모두 통과해 재건축을 확정지어 둔 상태입니다. 도봉삼환은 용도지역이 준공업지역이라 서울 내에서도 정책적으로 밀어주는 재건축 아파트라 순항중입니다.
쌍문동에서는 한양2,3,4차가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했습니다. 다만 한양2,3,4차는 한양1차에 비해 사업성은 좋지 못합니다. 전체 가구 수가 1600가구를 훌쩍 넘기는 데 가구당 대지지분은 채 10평이 되지 않고, 용적률은 256%나 됩니다. 정책적으로 인센티브가 주어져야지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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