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개포지구 아파트가 재건축 2라운드를 앞두고 있습니다. 1라운드는 저층 주공 아파트 였고요 이제 2라운드는 개포지구 중층 단지입니다. 개포주공 5단지, 6단지, 7단지 그리고 우성 4차, 6차, 7차도 시동을 걸었습니다. 최근 부동산 하락기에 접어들면서 시장이 얼어붙은 지금이야 말로 인허가를 받아내기에 적기라는 판단입니다.
서울 강남구 개포지구 재건축 현황
개포지구는 1981년 양재천 남쪽인 개포동, 일원동 일대에 형성된 택지개발지구입니다. 전체 394m2 규모로 1981년 지정 당시에는 택지개발지구 중 최대 규모로 평가받았습니다. 1982년부터 이곳에 저층 단지가 집중적으로 지어졌습니다. 강남에 위치했지만 전용 30~60m2의 소형 주택이 많고 집값이 워낙 저렴해 서민 보금자리로 불렸습니다. 허허벌판 진흙탕과 논, 밭, 구릉지 속에 아파트만 덩그러니 놓여 있고 각종 인프라가 부족한 탓에 정주여건은 좋지 못했습니다.
1990년대 후반 들어 강남 개발이 본격적으로 진행되었고 재건축 바람까지 불면서 개포지구 아파트 가격은 2000년대 중반 한때 평당 4천만원대까지 치솟았지만 재건축 사업 속도는 기대만큼 빠르지 못했습니다. 노무현 정부가 집값 상승 진원지로 재건축 아파트를 지목하고 집중 규제를 때리면서 재건축 진도가 안나갔습니다. 개포동은 집값은 비싸지만 '구축 동네'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사이 낡아버린 아파트는 저평가 받으면서 '개도 포기한 동네'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였습니다.
그러다가 준공 30년 이상 재건축 가능 연한을 채우면서 노후도 문제가 커지고 시세가 상승하면서 정비사업 진도가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사업 속도가 빨랐던 저층 주공 단지들은 이미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개포주공 저층 단지들은 재건축을 통해 개포주공2단지는 '래미안블레스티지(1957가구)'가 되었고, 개포주공3단지를 재건축한 '디에이치아너힐즈(1320가구)', 개포시영을 헐고 지은 '개포래미안포레스트(2296가구)', 개포주공8단지를 재건축한 '디에이치자이개포(1996가구)', 일원현대였던 '래미안루체하임(850가구)'까지 합쳐 그동안 8,400여가구 미니신도시로 거듭났습니다. 올해는 개포주공4단지를 재건축한 '개포프레지던스자이(3375가구)가 입주주이고 내년 초에는 개포주공1단지를 재건축한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6702가구)'가 입주를 합니다. 새 아파트가 줄줄이 입주하자 개포지구는 이제 강남 신흥 부촌으로 거듭났습니다.
개포주공 중층단지 재건축
개포지구 저층단지들이 차례로 재건축되자 미처 진행 못했던 다른 단지들이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최근들어 부동산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에 서울시도 재건축 인허가를 적극적으로 내 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웬만한 호재에서 쉽게 급등하기 어려운 분위기이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2월 서울시 건축 심의를 통과한 '개포주공5단지가 대표적인 케이스 입니다.
개포주공5단지 건축 계획안에 따르면 1983년 준공된 개포주공5단지는 재건축을 통해 지하 4층~지상 35층, 1277가구로 탈바꿈합니다. 전체 가구 가운데 분양물량은 1133가구, 공공주택 물량은 144가구 입니다. 공공주택 144가구 물량은 모두 장기 전세 주택으로 활용합니다. 단지 평형 구성은 전용 59m2 부터 대형평형에 펜트하우스까지 다양하게 설계되었습니다.
개포주공5단지는 올 5월 사업시행계획인가를 거쳐 내년에는 착공까지 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습니다. 빠르면 2027년 준공하는 일정입니다. 물론 변수는 있습니다.
인근에 있는 개포주공 6단지, 7단지는 통합 재건축을 진행 중입니다. 이곳은 재건축을 통해 기존 1960가구를 2994가구 규모로 거듭니다. 전체 물량중 임대물량은 384가구입니다. 다만 전용 60m2 이하 소형 물량은 1098가구나 분양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는 점이 다소 아쉽습니다. 현재 서울시 건축위원회 심의 절차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개포우성 단지들은 지난해부터 추진위원회를 설립하고 사업을 추진중입니다.
개포우성7차는 지난해 10월말에 동의율 83.6%를 확보하고 추진위 구성을 위한 신청서를 접수하였고, 이어서 지난해 11월에 강남구로부터 추진위 설립 승인을 받았습니다. 개포우성7차는 현재 17개동 802가구를 허물고 1234가구 대단지로 거듭납니다.
개포우성4차와 6차도 모두 지난해 9월 추진위 설립에 성공했습니다. 개포우성4차는 기존 459가구를 허물고 1080가구 아파트 단지를 조성합니다. 개포우성6차 역시 추진위 단계로 기존 8개동 270가구를 허물고 417가구 규모로 재건축한다는 계획입니다.
개포경남, 우성3차, 현대1차를 통합 재건축하는 이른바 '경우현'은 신속통합기획으로 마스터플랜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빠르면 연내 신속통합 기획안이 나올 예정입니다. 경우현은 1499가구를 허물고 3000여가구 규모 대단지를 신축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습니다.
재건축 2라운드를 시작한 개포지구가 정비사업을 모두 마무리하면 개포지구는 기존에 입주를 마친 단지를 포함해서 3만여가구 미니 신도시급 주거단지로 탈바꿈합니다.
개포주공 재건축 2라운드 사업성
개포지구 2라운드 재건축 사업은 이제 첫발을 뗀 만큼 아직 단지별 사업성을 계산하기 쉽지 않습니다. 다만 사업속도가 빠른 개포주공5단지의 예상 재건축 분담금 시뮬레이션을 보면 어느 정도 사업성을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만약 개포주공5단지 전용 61제곱(25평)을 보유한 조합원이 재건축 후 전용 84제곱(34평)을 분양받는다고 가정하면 이 조합원은 분담금으로 1억747만원을 내게 될 전망입니다. 전용 61제곱 종전가액을 16억1천만원, 권리가액은 14억8586만원으로 가정했을 때의 계산입니다. 평수를 늘려 전용 99제곱을 분양받는다고 해도 이 조합원은 2억5204만원의 분담금만 내면 됩니다. 평수를 늘리지 않고 동일평형을 받게 되면 2억 2491만원을 환급받게 됩니다.
개포주공5단지는 입지가 뛰어나서 재건축 후에는 인근 신축단지인 '개포자이프레지던스'나 '디에이치아너힐즈' 시세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개포주공5단지는 두 단지보다 규모는 작지만 수인분당선 개포동역, 양재천과 맞닿아 있는 등 입지적 여건이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개포지구 새 아파트의 가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개포지구는 서울 강남권에서도 드문 신축 밀집지역인데다가 길건너 구룡마을 개발까지 완료되면 개포동 일대가 진정한 강남권 신흥 주거지로 새롭게 거듭나게 됩니다. 인근 도곡동, 대치동의 인프라를 이용하면서 신축의 쾌적함까지 누릴 수 있는 개포지구로 지속적인 인구유입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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