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할 걸 기대하고 장사를 시작하는 사람은 없다.
장사를 시작한다는 것은 보통일이 아니다. 상가 보증금, 권리금, 인테리어비, 재료비, 홍보비, 관리비 등등
본격적인 월세를 내기 전에도 상당한 목돈이 든다. 자 이제 오픈을 하면 아무런 리스크가 없을까?
그나마 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2020년 3월에 터진 코로나 바이러스 같은 리스크는 언제 어떻게 찾아올지 모르며 통제도 되지 않는다. 천재지변이 일어나도 결국 본인이 책임져야 한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돈과 시간과 노력, 그리고 리스크를 적극적으로 감수하는 ‘장사’라는 것은 그야말로 인생을 걸고 시작한다고 해도 부족하지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장사가 잘 안 되어도 쉽게 포기를 하지 못하는 것이다.
유튜브 '장사의 신' 채널에는
지금도 장사가 너무 안되어서 좌절하는 사람들의 사연이 끊임없이 나온다. 전국에서 그것도 매일매일 그야말로 죽지 못해 버티는 사람들이다. 장사가 아니면 방법이 없는 사람들. 장사를 접으라는 말은 그들에게 죽으라는 말과도 같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여유라는게 없다. 하루하루가 생존의 문제이며 버티기에 급급하다. 잘 안될수록 여유를 갖고 하면 될수도 있는데 그게 어디 쉽던가. 이미 망가지기 시작하면 돌이키기가 힘들다.
최근 사연만 간단하게 나열해봐도
27살 두 아이 아빠, 원룸 살면서 카드 돌려 막기로 버티는 사람
이혼하자는 아내 앞에서 무릎 꿇고 매달리며 눈물 흘리는 사장님
아버지 병원비 버느라 10년 동안 하루도 못 쉬고 일하는 사장
손님이 없어 우울증에 원형탈모까지 온 부산 여사장
미수금 6천만원6천만 원, 월세15월세 15만 원 고시원 사는 47살 벼랑 끝 사장님
월세 10개월 밀리고 신용불량, 밤마다 잠 못 자는 사장님
등등
제목만 보면 자극적이지만
하나하나 이야기를 들어보면 너무나도 절절하고 공감이 가는 사연들이다. 바로 이런 삶의 벼랑 끝까지 몰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두 묶어서 만든 게 바로 이 책 '장사의 신'이다.
책의 저자 '은현장'은
'후라이드 참 잘하는 집'이라는 프랜차이즈를 200억에 매각하고 전국을 다니며 무료 컨설팅을 하고 있다. 저자는 직접 장사가 안 되는 가게에 방문해서 이야기를 듣고 진단을 하며 설루션을 제공한다. 방송을 보다 보면 우리 눈에는 왜 장사가 안되는지 너무나도 분명하게 보이지만 정작 당사자는 저자가 피를 토해가며 컨설팅을 해줘도 쉽게 바뀌지 않는다. 책을 보다 보면 너무나 답답하다. 저자야 말로 장사의 베테랑 아닌가. 일단 실적을 내본 사람의 말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게 맞다. 그렇지만 공통적으로 사연자들은 쉽게 자신을 내려놓지 못한다. 듣는 척하면서 결국 하던 대로 하려고 한다. 하지만 저자의 설루션대로 방법을 바꾸고 실제로 손님이 늘어나기 시작하면 비로소 고집을 내려놓고 무너지기 시작한다. 장사는 결국 고집이나 신념으로 하는 게 아니라 매출로 말하는 것이다. 매출이 늘어나야 좋은 방법이고 옳은 방법이다. 컨설팅을 받은 사장님은 갑자기 장사가 잘되기 시작하자 들어오는 주문을 다 소화하지 못해서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겪지만 그 조차도 소중한 경험이기 때문에 극복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그리하여 장사란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게 된다.
장사로 성공한 사람의 살아있는 이야기를 듣고 싶은 사람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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