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쯤은 이런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쓸데없는 소리는 하나도 없고 오로지 실용적인 정보로 가득 찬. 단순히 돈을 버는 수준을 뛰어넘어 험난한 세상에서 오로지 생존하기 위한 현실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책 말이다. 바로 이 책이 그렇다. 그래서 너무나 반가웠다.
저자는 백화점에서 2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다가 50대 초반에 회사를 나왔다.
유통업에서 나름 잔뼈가 굵었지만 몇 번의 창업에서 고배를 마신 후 편의점을 만나게 된다. 초반에는 쉽지 않았지만 절치부심하며 매년 매출신장을 거듭하다 운영 1010년 만에 연매출 9억을 돌파하며 세븐일레븐 가맹점 가운데 평당 매출 1위를 기록하였다. 전국에서 가장 알짜 편의점을 만들어냈다. 그는 결국 편의점으로 다시 일어서게 된 것이다. 처음부터 성공했다면 감흥이 덜했을 텐데 수많은 실패 끝에 성취해 낸 성공이기에 존경하는 마음까지 든다.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벌인 몇번의 창업에서의 실패가 그를 성공으로 이끌었겠지만
나는 약간 다르게 본다. 다른 사업에서는 실패했지만 '편의점'에서 성공했다면 뭔가 다른 게 있는 게 아닐까? '편의점업' 자체가 성실하게만 운영한다면 결국에는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요소가 있다. 그것은 바로 '담배 허가권'이라는 특이한 제도 때문인데 최근에는 조례 개정으로 인해 서울은 담배허가권 거리가 50미터에서 100미터로 증가하면서 기존 편의점주들한테 오히려 높은 성벽을 만들어줬다. 개정한 의도는 지나친 경쟁을 막고자 함이었겠지만 결과는 오히려 기존 점주들의 독점권을 보장해 주는 결과를 초래했다. 반경 100미터라는 안전마진을 만들어 준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수많은 카페가 있다.
많아도 너무 많다. 하지만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증가하는데에는 한계가 있다. 카페가 생기는 속도가 너무나 빠르다. 커피를 마시는 수요가 아무리 증가한다고 해도 카페 생기는 속도는 도가 지나치다. 결국 치열한 경쟁 끝에 독점적인 해자를 가진 카페만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다. 대형카페나 베이커리 카페 또는 특색있는 카페는 어떻게든 살아남을 것이다. 하지만 망해나가는 카페가 더 많을 것이다. 지금도 우후죽순 생기고 있는 카페를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무한경쟁이 가장 좋지 않다. 독점이 최고다. 독점이 생존을 보장한다.
편의점은 카페 만큼이나 친숙한 업종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이용해 봤고 어제도 그리고 오늘도 계속해서 누구나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카페 하고는 분명 다르다. '담배허가권'이라는 제도가 편의점을 카페와 다르게 만든다. 무분별하게 편의점이 들어설수가 없다. 일정한 거리를 두어야 하며. 상가 갯수가 한정되어 있는 단지 내 상가라면 단 한 개의 편의점만 들어설 수 있다. 한 아파트 단지내에서 독점적인 영업권이 가지게 된다. 그야말로 독점이 가능한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이유 때문에 편의점은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물론 이러한 요소 말고도 책에는 저자가 편의점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경험들이 담겨있다. 11년간 편의점을 운영하면서 울고 웃었던 이야기와 초기에 겪었던 다양한 시행착오와 어려움. 그리고 이를 극복해가며 안정적인 수입을 거두게 되기까지의 지난한 과정들이 꽤나 감동적으로 담겨 있다. 매우 구체적으로 기술되어 있어서 실전서로 삼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편의점업에 대해 보다 깊게 알고 싶은 사람에게 일독을 권한다. 살아있는 진짜 정보가 담겨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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