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용기 있는 자는 세 가지 능력을 가지고 있다. 도움을 청하고, 질문을 하고, 견해를 바꾸는 일이다. 사장의 하루는 매번 다른 하루이기에 매일 새로운 용기를 내야 한다. -김승호
김승호 회장이 신간이 나왔다. ‘사장을 가르치는 사장’으로 알려진 그는 평생 사장으로 살아온 경영철학 모두를 10년여에 걸쳐 정리해 오고 있었다. 이번 『사장학 개론』을 통해 120가지 주제로 그 내용을 모두 담아 완성했다. 책에는 ‘사장’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고민할 법한 화두로 가득차 있다.
당신은 장사를 하는가? 사업을 하는가?
자신이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고민해봐야 하는 화두다. 저자는 내가 하는 일이 장사냐, 사업이냐를 구분할 때 기준은 매출 같은 사업의 규모가 아니라고 한다. 그가 생각하는 첫 번째 기준은 일에 대한 능력이다. 사장의 업무 능력이 직원들보다 뛰어나면 장사고, 직원들이 사장보다 뛰어나면 사업이다. 장사의 영역에 머무는 회사의 특징은 사장이 직원들보다 모든 업무를 월등하게 잘해서 모든 직원을 가르치는 입장에 있다. 직원들보다 테이블도 야무지게 잘닦고, 음식도 잘 만들고, 홍보도 잘하면 장사다. 직원들보다 엑셀도 잘 다루고, 컴퓨터도 잘 고치고, 포스터 디자인도 잘하면 장사다. 직원들보다 지게차도 잘 다루고, 근무 시간표도 잘짜고, 구매 흥정도 잘하면 장사다. 우리는 흔히 이런 사람들을 다재다능하고 성실하고 유능한 리더로 알고 있지만 결국 혼자 일하고, 자신을 대신할 인재를 키우지 못하고 아무도 믿지 못하는 사람일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은 절대 사업의 영역으로 넘어가지 못한다.
반면, 사장 자신을 넘어 직원들 각자 고유의 영역에서 전문적 능력을 더 잘 발휘하게 만들어 주고 키워 내는 사람은 사업가다. 메뉴 개발은 김 대리가 나보다 잘하고, 디자인은 이 과장을 따라갈 수 없고, 박 팀장의 기획력은 믿을만하고, 비품 관리는 신입 직원이 기가 막히게 하면 그는 사업을 하는 사장이다.
회사 안의 특정 영역에서 사장보다 잘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뜻은, 사장이 그들을 인정하고 믿어줬고 그 일에 자부심을 느끼도록 독려했다는 뜻이다. 김 대리가 매번 좋은 메뉴를 만들 수는 없는 일이다. 김 대리가 잘했을 때 칭찬하고 인정해 줬기에 김 대리는 스스토 더욱 발전적인 공부를 한 것이다. 결국 사장을 대신해서 맛과 효율과 이익이 있는 제품을 만드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사장이 이 과장의 디자인 실력을 못 따라간다는 뜻은, 폰트나 색깔이 사장의 취향이 아니어도 참견과 잔소리를 줄이고 시장의 판단에 맡기는 용기를 보여줬다는 뜻이다.
매출이 오르면 사람을 쓸까? 사람을 써서 매출을 올릴까?
사장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난제. 김승호 회장은 이렇게 생각한다. 시간제로 반복적인 일을 하는 공장 구조에서는 1인당 생산량 데이터가 있으니 매출이 오르면 사람을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일의 양과 질이 혼재된 사무직에서는 정답이 없기 마련이다. 업무가 늘었으니 사람을 더 써야 할 것 같지만 업무 효율성을 올리려면 오히려 인원을 줄여도 될 때도 있기 때문이다.
저자의 생각은 이렇다. 그는 스노우폭스 사업 초기에 매출은 늘었지만 아직 이익은 발생하지 않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 또한 추가 인력을 고용해야 하는지 고민을 하고 있었다. 분명 업무가 늘어났기 때문에 초기에는 힘들다고 직원들이 아우성이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몇 주가 지나자 일은 전보다 많아졌지만 차츰 여유가 생겼고, 일 처리에 문제도 없었다. 그래서 그는 매출이 증가하여 직원들의 일이 늘어난 것으로 추가 인원을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수익이 증가하면 직원을 추가 고용하곤 했다. 왜냐하면 사무직 일은 일의 양 못지않게 개인의 업무 처리 능력에 따라 일의 효율성이 극단적으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심지어 직원 한 명이 한 달 내내 하던 일을, 새로운 신입 직원이 엑셀의 몇 가지 수식을 활용해 단 이틀만에 처리할 수도 있는 것이다. 어쩌면 더 빨리 할 수 있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
답은 나왔다. 이익이 오르면 직원을 늘리는 것이다.
단 한 가지 예외는 추가 고용할 사람이 스스로 매출을 만들어 올 수 있을 경우뿐이다. 그런데 매출을 만들어오는 건 사장이 직접 하는 게 맞다. 그래서 결국 예외는 없다. 이익이 늘었을 때만 직원을 고용하면 된다.
'서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년이 넘도록 살아남은 책,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를 읽고 (0) | 2023.03.22 |
---|---|
천 원을 경영하라, 천원을 경영하면 3조를 경영할 수 있다. (0) | 2023.03.16 |
세이노의 가르침 (0) | 2023.03.07 |
나는 장사의 신이다 일단 돈을 진짜 많이 벌어봐라 (0) | 2023.01.14 |
편의점으로 먹고살기 편의점에 대한 진짜 이야기 (0) | 2023.01.14 |
댓글